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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향 | 브로드웨이 유리천장 깬 김소향 "대타 지원했는데 주역 따냈죠"
작성일 : 17-06-22 11:40
조회 : 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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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스터액트’
- 견습수녀 ‘메리 로버트’ 주연 맡아
- “말 안통해 소극적이던 제게서
- 수줍은 로보트 수녀가 보였나봐요”
- 낫선 미국서 활동...언어장벽 높아
- 겁먹고 눈치보고, 오디션 땐 눈물도
- 코러스로 심사받았는데 주연 뽑혀
- 인종차별의 벽 넘어 실력 보일 것

17년차 베테랑 뮤지컬 배우 김소향이 동양인 최초로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스터 액트’에 주역으로 캐스팅돼 아시아 투어를 돌고 있다. 그는 “말이 안 통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내게 메리 로버트 수녀의 수줍은 모습을 오디션 심사위원들이 발견한 것 같다”고 말했다(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주역은 욕심도 못 냈어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인종차별을 깨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여전히 동양인과 백인 역할이 나눠있거든요. 오디션을 지원했던 역할도 커버(대타)랑 앙상블(코러스)이었어요”.

최근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난 김소향(37)은 뮤지컬 ‘시스터 액트’(Sister Act) 브로드웨이팀 합류기를 드라마처럼 생생하게 쏟아냈다. 그는 “그냥 뭐라도 되면 좋겠다는 심정이었는데 주역이라더라. 합격 소식에 뉴욕 한복판서 ‘꺅’ 탄성을 질렀다”며 깔깔 웃었다.

배우 김소향은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스터 액트’에서 견습 수녀 ‘메리 로버트’ 역을 맡아 아시아투어를 돌고 있다. 이 작품에서 동양인이 주역을 꿰찬 건 김소향이 처음이다. 이번 팀의 동양인 배우도 그녀 단 한 명뿐이다. 지난달 3주간 싱가포르 일정을 시작으로 오는 27일부터 내년 3월까지 필리핀·중국·일본·한국·태국·홍콩 등 총 7개국을 돈다.

“메리 로버트는 백인 여성에게만 주어져온 역할이라 깜짝 놀랐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해야 하는 만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툭 치면 영어 대사가 술술 나올 수 있도록 대본을 붙들고 살았다.”

△17년차 베테랑 배우…해외서 정체성 갖게 돼

원작 영화 ‘시스터액트’의 메리 로버트 견습 수녀 역을 맡았다.
김소향이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1년 ‘가스펠’로 데뷔한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드문 배우다. 2013년 브로드웨이서 공연한 ‘미스 사이공’에서 주인공 ‘킴’과 큰 비중의 캐릭터 ‘지지’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는 ‘모차르트!’ ‘아이다’ ‘맘마미아!’ ‘드림걸즈’ ‘마타하리’ 등 굵직한 대작 무대에 서온 베테랑이다.

김소향은 한창 잘 나가던 2010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서른 살의 나이로 무작정 유학행을 결정짓고 뉴욕필름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주변 지인들은 대부분 말렸고 누군가는 “미쳤다”고도 했다.

“정서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어느 순간 생계형 배우가 되어 있더라. 한 작품을 시작할 때면 다음 작품에 대해 생각하는 자신이 견디기 힘들었다. 뉴욕에 있는 친언니를 보러 갔다가 지하철 역 광고판을 보고 덜컥 일을 냈다.”

브로드웨이 등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오히려 한국 배우로서 정체성을 갖게 됐다고 했다. 한국에서만 활동했으면 생각조차 못했을 성과다.“‘우리말 공연’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한국인 배우로서의 자부심 같은 것들도 생겼다. 반대로 미국의 좋은 시스템을 배울 기회도 됐다.”

△11월 24일 첫 내한공연…원작과 또 다른 음악 “기대해 달라”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국내에서 잘 알려진 1992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이다. 주인공 ‘들로리스’ 역으로 출연한 할리우드 코미디 배우 우피 골드버그가 제작했다. 2009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뒤 2011년 미국 브로드웨이에 오르며 토니어워드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수작이다. 김소향이 맡은 메리 로버트 역은 수줍은 많은 견습 수녀였지만 수녀원에서 들로리스를 만나 자신에게 강인한 내면이 있음을 깨달으며 성장하는 인물이다.

기자 질문에 환하게 웃는 김소향.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다(사진=신태현 기자).
이 역을 따낸 비결을 묻자 “미국에 건너갔을 때 내 모습이 작품 속에서 겁 많은 수녀와 같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언어가 안 되니 남의 이야기에 크게 반박하지 못하더라. 또 타국이다 보니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눈치도 보게 되고, 오디션 볼 때는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슬픈 노래가 아닌데 ‘경험해 보지 못한 게 너무 많아’라거나 ‘실수를 많이 하지만 내가 책임질 거야’란 가사에서는 내 이야기 같더라. 다행히 심사위원들이 그런 모습을 긍정적으로 봐준 것 같다. 내게서 메리 로버트를 본 게 아닐까 싶다”. 그의 말처럼 거저 얻은 배역은 아니다. 오디션을 앞두고 수녀복스러운 원피스를 한국에서 공수하는가 하면 능수능란하게 영어 대사나 노래하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쳤다.

김소향이 합류하면서 국내에서 첫 내한공연도 갖는다. 오는 11월 24일부터 2018 년 1월 21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 오른다. 그는 “식스터 액트에 출연한다니까 다들 ‘오 해피 데이’ ‘조이풀’ 넘버는 나오냐고 물어오는데 영화 속 넘버는 없다”고 귀띔했다.

“영화의 즐거움은 그대로다.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등을 작업한 영화음악계 거장 앨런 멘켄이 작곡을 맡아 더 좋은 음악들을 만나게 된다. 내셔널투어를 한 베테랑 배우들인 만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캐스트로 볼 수 있는 기회다”.

△뮤지컬은 내 운명…도전에 도전, 정답은 없어

김소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신태현 기자).
가장 힘든 점이 역시 ‘언어’다. 그러나 “언어 장벽을 100% 넘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부족하다는 건 깔고 가야 한다. 대사는 완벽히 외우되, 노래와 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더 공을 들였다”고 했다. 배우들과 어울리는 것도 처음엔 쉽지 않았다. 동양인이 처음 주역을 맡다보니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 텃새도 심했다. 김소향은 “첫 리허설 때 너무 떨려서 가사 생각이 안나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더라. 다행히 분위기는 달라졌다. 싱가포르 첫 공연 때 커튼콜서 가장 큰 박수를 받아내자 동료들도 인정해주더라”고 웃었다.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손에 잡힐 것 같더라. 그 사람과 완벽한 대화는 나눌 수 없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충동적인 게 좋지 않다고 배운다. 하지만 충동인 에너지가 내 인생을 바꿔놨다.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진 않았지만 노력한 성과가 조금씩 나오더라. 원하는 게 있다면 대담함이 필요하다. 모든 정답은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는 동료 배우들에게는 “그동안 많은 친구들이 물어왔는데 정작 도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면서도 “밖에 나가보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어마어마하다. 배우라면 공부는 숙명인 것 같더라. 지금 도전해도 늦지 않았다”고 했다.

목표는 배우로서 정형적인 틀을 깨는 것이다. 김소향은 “브로드웨이에서 주인공을 맡는 게 목표가 아니다. ‘미스사이공’ ‘킹앤아이’와 같이 동양인이 할 수 있는 배역 대신 인종을 뛰어넘어 오롯이 내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역을 원한다”고 말했다. “관객이 내 공연을 보고 마음 놓고 울고, 웃고 갔으면 좋겠다. 인생사 단맛 쓴맛 모두를 성실히 담아낼 줄 아는 배우,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하하.”

뮤지컬 꿈을 갖게 된 건 어릴 적부터라고 했다. 김소향은 “줄곧 한국 연극인의 현장인 대학로에서 살았다. 영화나 콘서트 대신 연극이나 뮤지컬을 자주 접하고, 자주 보고 자랐다”면서 “부모님 모두 음치에다 박치인데 세 자녀 모두 노래를 잘 하는 거 보면 환경적 영향이 매우 큰 것 같다”고 웃었다(사진=신 태현 기자).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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