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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향 | 브로드웨이 유리천장 깬 김소향 "노래 부를 때마다 눈물나요"
작성일 : 17-11-21 11:41
조회 : 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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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스터 액트'서 수줍은 견습 수녀 '메리 로버트' 역 맡아

뮤지컬 배우 김소향 [EA&C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오디션장에서조차 동양인은 저 한 명뿐이었어요. 제가 지원했던 역할 또한 앙상블(코러스)과 수녀 '메리 로버트' 커버(대타)였고요. 최종 계약서에 찍힌 배역이 메리 로버트 주연이란 전화를 받고 뉴욕 한복판에서 돌고래처럼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니까요.(웃음)"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스터 액트'에 동양인 최초로 캐스팅된 배우 김소향(37)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던 순간의 감격을 전했다.

그가 캐스팅된 '메리 로버트'는 수줍은 어린 견습 수녀지만, 수녀원에서 점차 내면의 강인함을 되찾는 배역이다. 미국 배우 중에서도 '예쁜 백인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역할이다.

"워낙 '시스터 액트' 설정 자체가 백인과 흑인 수녀들의 이야기예요. 브로드웨이가 자유롭고 열린 무대 같지만, 여전히 인종과 관련한 캐스팅에서는 보수적이에요. 뮤지컬이 노래로 대사를 전달해야 하는 장르인 만큼 '아시안 억양'에도 굉장히 민감합니다. 처음에는 오디션에 도전할 생각도 못 했지만, 이번 공연이 아시아 투어를 위해 꾸려진다는 데 용기를 갖고 지원서를 냈습니다."

역시나 오디션장에 나타난 동양인은 김소향 단 한 명뿐.

'대타'와 '앙상블'에 도전한 그지만 제작사는 1·2차 오디션에서 춤과 노래 등을 매끄럽게 소화하는 그를 최종 오디션에까지 올렸다.

그는 최종 오디션에서 메리 로버트의 솔로곡 '더 라이프 아이 네버 레드'(The Life I Never Led)를 부르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한다. 메리 로버트가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살겠다는 다짐을 담은 곡이다. 당시 이야기를 꺼내던 그는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이 노래 속의 메리 로버트가 미국에서의 제 모습과 정말 비슷하거든요. 아직 언어가 부족하다 보니 자연스레 조용해지고, 누가 뭐라고만 하면 '쏘리'(Sorry)가 입에 붙었어요. 그런데 이 노래 속에서 메리는 여태껏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다 따르며 살았지만, 이제는 용기를 갖겠다고 말하거든요. 실수해도 그걸 딛고 더 멋진 사람이 되겠다고 노래해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아무리 안 그러려고 노력해도 자꾸 눈물이 나요."

제작진도 그에게서 메리 로버트의 모습을 봤던 것일까. 제작진은 그에게 '대타'도 '앙상블'도 아닌 메리 로버트 '주연'을 줬다. 2010년부터 뉴욕에서 고군분투해온 그가 맡은 가장 큰 배역이자 성과였다.

그는 국내에서 뮤지컬 배우로 한창 잘 나가던 서른 살 무렵 기계적으로 무대에 서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뉴욕에서의 새 도전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공연을 너무 많이 했어요. 무슨 역을 해도 비슷하게 연기하고 노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무언가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어요. 뉴욕으로 떠나면서 '무 하나라도 자르고 오겠다'고 말했던 게 기억나요.(웃음) 이번 캐스팅도 남들이 보기엔 별 게 아닐 수 있지만, 제겐 '맨땅에 헤딩'을 하다시피 해서 이뤄낸 소중한 성과예요. 자랑스럽고 기뻐요."

미국에서는 신인에 가깝지만, 한국에서 그는 맘마미아', '아이다', '드림걸즈', '마타하리' 등 굵직한 대형 무대에 서온 베테랑이다.

한 때는 "누가 잘되는 꼴을 못 봤다"고 말할 만큼 욕심 많던 그지만, 미국에서의 경험이 그를 많이 다져놨다.

"과거의 저는 독종이었고, 끊임없이 자신을 혹사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미국에서 온갖 고생을 다 하면서 많은 걸 내려놓게 됐어요. 겸손해지게 됐고요. 이젠 후배들에게도 '부정적으로 독해지지 말고, 똑똑하게 독해지라'고 말해요. 마음을 곱게 쓰고 사람들이랑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그는 앞으로도 미국과 한국 배우 생활을 병행할 예정이다.

"브로드웨이의 빛나는 스타가 되고 싶다는 꿈 같은 건 없어요. 그저 뮤지컬이 태동한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도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 이 뮤지컬의 본고장에서 한국 배우가 얼마나 수준이 높은지까지 알릴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한국 공연은 내년 1월 21일까지.

sj997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1/20 13: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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